
[그림] 소구리 하우스 B형 공간 입체 구성도
학운산방(鶴雲山房 )의 또 다른 개념상의 특징은 시골집이던 아파트이건 간에 집을 설계하면 현관문을 꼭 만든다. 도시에서나 시골에서나 현시대의 집짓기 개념은 생활의 패턴을 반영한 결과로 나타난 현상이기에 나쁘다 좋다 이분법으로 재단 할 수 는 없다. 하지만 시골에 넓은 공간과 자연 속에 자리 잡고 있으면서 꼭 현관문을 닫아야 안심 할 수 있다는 마음속의 짐을 접어두면 굳이 현관문을 따로 만들 필요는 없을성싶다. 그래서 과감하게 현관을 없애고 마당에 접어들어 툇마루를 오르고 각자 필요한 공간으로 찾아 들어가면 되게끔 집의 형태와 공간을 분할하였다. 신발이야 툇마루 밑에 집어넣던지 아니면 따로 마루 한쪽 구석에 신발장을 만들면 되지만 봉당위에 신발 벗어놓고 마루에 올라서며 살았던 시절에도 별 불편이 없었으니 옛 것을 취하면 되지 않을까 생각 된다.
그리고 전원생활에서 헛간은 꼭 필요하다. 학운산방(鶴雲山房 )에선 장독대 옆에 별도로 주차장과 함께 딸린 간단한 창고건물 형태로 짓는 게 좋을 듯하다. 금수산(錦繡山)과 소백산(小白山) 일대의 전망은 툇마루에 앉아서 감상하던지 안방 창문으로 바라 볼 수 있지만 꼭 사방이 다 보여야만 훌륭한 전망은 아닐 듯싶다. 툇마루에 앉아서 안 보이는 전망은 두 발짝 걸어 나가서 감상하는 것이 사방을 유리상자로 만들어서 바라보는 전망보다는 좋지 않을까 생각된다. 너무 많은 것을 한꺼번에 얻으면 그로 인해 반드시 잃어버리는 것도 있다는 평범한 삶의 지혜를 이럴 때 한번 써먹는 중용의 가슴도 필요하지 않을까 생각 된다. 현재로선 큰 돈 안들이고 수백 년간 이 땅의 자연과 사람들 속에서 살아온 선조들의 지혜가 깃든 삶의 공간을 마련할 수 있는 안성마춤 학운산방이 아닐까 생각 된다. ^^ 에궁~ 그만하고 자야겠다. 학운산방 주인장의 생각을 모두 융합하여 만들어낸 집이니 짓던지 말 던지는 주인장의 취향과 안목에 맡기는 수밖에 없지 않는가?
소구리하우스에서 진^^
내가 우리집 거의 모든 요리에 마늘과 양파를 듬뿍 넣는 것은 우리 아이들에겐 일종의 속임수다. 그런데 그런 속임수 없이 우리에게 마늘을 듬뿍 해 주셨던 분이 계신데 바로 우리 친정 할머니시다. 손주 다섯을 손바닥만한 단칸방에서 돌보시던 할머니. 학교에 이것 저것 돈을 내야 하면 우린 할머니께 손을 내밀었고, 할머닌 돈이 없다며 “손가락을 빼서 주랴!” 하셨다. 수중에 돈은 없고 손주들은 달라 하는 상황에서 내신 역정이셨다. 손주들을 빈 손으로 학교로 보내시면서 내신 그 역정 속에 진짜 손가락을 빼서 팔 데가 있으면 그리 하고 싶으셨을 할머니의 안타까움을 이해하게 되었지만 할머니는 안계신지 오래다. 돈은 없고 먹을 건 귀하고, 그런 상황에서 (70년대 중반 서울 유학파인 우리 형제들의 기록이다.) 할머닌 우리에게 마늘을 무쳐 반찬으로 주셨다. 단양 마늘을 캐는 6월 쯤, 부모님이 돈은 못 보내도 마늘은 넉넉히 보내셨었나보다. 때론 생마늘을 얇게 썰어서 고추장에 무쳐 주셨고, 때론 통마늘을 쪄서 고추장에 무쳐 주셨다. 생 마늘 무침은 매웠다. 그래서 생마늘 무침에 대한 기억은 애틋하지 않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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