솔고개 소나무와 작은오빠

                            [사진]솔고개  작은형 소나무와 국형 - 900x602


고목(枯木)  -소나무가 된 둘째 오라버니가 보고파서

나무가 초록으로 성장(盛裝)하고 있을 때

그 나무의 그늘을 몰랐습니다.

그늘 아래 있어 행복하다고

한 번도 말해주지  못했습니다.


나무가 제 혈관 조여 가며 잎을 떨굴 때

그 나무의 사무치는 고통을 몰랐습니다.

한 겨울 살아 내려고 제 몸을 비워내는

그 모습이 장하다고

한 번도 말해주지 못했습니다.


나무가 제 이름을 버리고 고목(枯木)으로 남았을 때

그 나무의 추억을 붙들고 이야기 합니다.

그대의 그늘 아래서 행복했다고

그대가 흘린 낙엽은 낭만적인 시(詩)였다고

속삭여도 보고 외쳐도 보지만

고목(枯木) 끝에 펼쳐진 겨울 하늘은

시리기만 합니다.

눈도 못 뜨게 매웁기만 합니다.


2007. 12. 4



부재(不在) - 덩그러니 혼자 남은 둘째 형님을 생각하며


내가 그대 이름 불러 서러운 사연은

대답 없음이 아닙니다.

대답 하실 이 아니 계심입니다.


내가 그대에게 손을 내밀다 돌아서는 사연은

마주 잡아주지 않음이 아닙니다.

내 손목 쥐어 줄 이 아니 계심입니다.


내가 무심코 이불을 끌어 덮다 목 메는 사연은

자리가 허전함이 아닙니다.

같이 누워 줄 이 영원히 아니 계심입니다.


불러도 대답 않고

손을 내밀어도 맞잡아 주지 않고

같이 누워 언 발 녹여주지 않아도

당신이 실재(實在)하면 좋겠습니다.


2007. 12. 5



세월 - 둘째 오라버니가 없는 세상의 무심함을 위한 변명


그대 없어도

시간은 뻔뻔하게 잘도 흐릅니다.

때가 되면 밥도 먹고

때가 되면 잠도 자고

때가 되니 웃을 일도 생기고......

시간은 천박하게 잘도 흐릅니다.


그대 없이 흐르는 시간이 노여워

움찔하는 순간마저도

세월에 묻는 고물이 되어 

어느새 저 만큼 흘러 갑니다.


2007 12. 7

詩: 막내 옥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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