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머니 저 시집보내실 때 맘껏 못해 주셔서 외할머니 앞에서 우셨다구요. 외할머니는 엄마 보고 그 돈 내가 줄 테니 울지 마라 하셨다구요. 전기세 아까워 백열등 하나도 아끼시던 외할머니께서 피같이 모은 돈을 주신다 하셨다면서요. 예순이 넘어 흘리신 어머니 눈물이 여든 넘은 외할머니 가슴을 울렸고 그날의 울음이 오늘 저를 울립니다. 저로 인해 깊게 울어주셨던 어머니와 어머니의 어머니. 감사하고 감사하고 또 감사드립니다.
어머니
어렸을 때 오빠와 싸운다고 소죽 끓이다 말고 뛰어나와 부지깽이로 때리셨지요. 한번은 제가 아빠한테 버릇없이 군다고 이불 꿰매시다 말고 빗자루로 때리시더니 금수산 호래나 물어가라며 집 밖으로 내쫒으셨죠. 그때 겨울밤이었고 빨간 내복바람에 맨발로 쫓겨났었을 거예요. -지금 그 생각을 하면서 저 웃고 있어요. - 자식을 때릴 때는 때리는 부모 맘이 더 아픈 법이지요. 그때 저를 아프게 때려 주신 것, 그래서 제가 오는 웃으며 추억할 수 있는 사람으로 키워주신 것 진심으로 감사드립니다.
올 봄 마늘밭에 풀매라고 잔소리 하시기에 마늘밭이 풀밭이 돼도 내 일은 내가 알아서 할 테니 엄마는 손끝하나 대지 마시라고 못을 박았지요. -어머니, 그때 저는 궁지에 몰린 쥐 였기에 어머니를 앙칼지게 물어뜯었습니다. - 그런 제 눈빛 읽으셨기에 나 몰래 못박힌 손으로 마늘밭을 매놓고 가신 어머니 감사하고 감사하고 또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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