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솔농원 지붕 마루에 앉아있는 까치
방학이 되어 서울서 형과 누나들이 오면 참 즐거웠다. 여름에는 학강산 양지쪽 바위에서 마을 친구들과 형들이 우르르 몰려 다니며 칡 덤불도 공격하고 연못에서 멱감던 그 시절을 기억하는 사람들도 때론 솔고개 마을 학강산(鶴降山)을 떠올리며 옛 추억에 그리워하고 있으려나... 겨울에는 꼬지 박(이거 표준말 아닌 것 같기도 하고 긴 거 같기도 하고)을 해서 아궁이에 군불을 지피고 고구마 구워먹는 즐거움은 어이 잊으랴...
그리고 세월이 많이 흘렀다. 21세기 최첨단 쌍방향 통신수단인 인터넷으로 만난 친구들이 생각 난다. 모두 일면식도 없었지만 "솔농원과 단양팔경"을 통해 솔농원을 다녀간 친구들이다. 그냥 가라고... 그 곳에 가면 고향의 정과 어머님의 사랑이 포근하게 맞아 줄 거라고... 그 말 듣고 많은 친구들이 솔고개 마을 솔농원의 서정과 어머님의 정을 듬뿍 담아가기도 하였다. 그 때가 좋았던 건지 세상이 변한 건지 몰라도 지금은 그렇게 하지도 할 수도 없는 가슴이 되어 버렸다.
그래도 사이버 소구리 하우스가 아닌 엉덩이라도 붙일 공간이라도 마련되면 학강산 양지쪽에 피어나는 할미꽃과 앞산 진달래가 보여주는 이 땅의 서정을 좋은 친구들과 함께 할 수 있으리라. 오늘도 혼자 날아와 정자 지붕마루에 앉아있는 까치를 바라보며 손님이 남긴 만남과 이별의 흔적을 추억해 본다. 오늘도 참 좋은 사이버 친구들 모두 건강하게 잘 살고 행복하기를 기원해 본다.
소구리 하우스에서 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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